티스토리 뷰

Can Cera의 조식

아침이 대단히 마음에 들었다기보다는 재료들이 굉장히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페인은 어딜가나 오렌지쥬스가 대단히 맛있는데, 이렇게 짜릿한 신맛과 아침잠을 깨우는 달콤함이 잘 어우러지는 쥬스를 본 적이 없었다. 그 덕분인지 아침을 깨우려는 수고로움은 굳이 들이지 않아도 되었고 느긋~하게 산책까지 나갈 준비까지 했다. 

 

 

팔마 대성당 앞에서

너무 느긋했다고하면 거짓말이고... 사실 우리는 팔마 시내를 제대로 둘러보지 못해 초조한 상태였다. 전날 주차장을 찾는데 시간을 쓰지 않았다면 팔마 시내를 그래도 한 두시간 정도 둘러볼 수 있었을 텐데, 일정을 너무 타이트하게 짠 탓에 여행중에 있을 변수를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 그래도 자전거 타고 30분 정도 둘러보면 해변가는 돌아볼 수 있겠지 하는 마음에 근처에 있는 자전거 샵을 들렀는데, 대여를 기다리는 사람도 많은데다가 뭐가그리 궁금한지 자전거 질문으로만 10분을 쓰는 여행객이 있어서 한참을 기다렸다. 우리 순서가 와서 1시간 정도만 대여가 될까해서 물어보니... 최소 반나절 대여를 한다고 해야한단다... 반나절 대여를 하는데 비용을 쓰느니 그냥 한가롭게 팔마 대성당 앞마당 산책을 하는게 낫다 싶어서 샵을 나왔다. 

 

 

Tan색의 팔마 대성당

유난히 스페인에서 많이 보이는 Tan(옅은 갈색)색의 건물양식은 마요르카도 빗겨가지 않았다. 잘 모르는 건축양식이지만 드넓은 광장에 홀로 서 있는 듯한 건물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뭐 이래저래 성당 앞을 돌아다니며 날씨좋은 바다를 즐기다가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까지하고 밖을 나섰다. 주차장까지 가는 길은 여전히 멀었다... 심지어 주차비용 서비스는 내다버렸는지 주차비용도 따로 지불을 했다... 그래도 차를 끌고 다시 한적한 도로를 달리니 바로 기분이 풀렸다... 

 

 

라 레지덴시아 가는길

우리는 마요르카 섬의 하이라이트인 레지덴시아 호텔로 향했다. 신혼여행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가장 럭셔리한 호텔이었고, 이미 인터넷이나 SNS에서 여러 사람들의 투숙 후기를 접한 상태였기에 기대는 더했다. 가는길의 왼편은 바다와 맞닿아 있어서 군데군데 사진을 찍으며 호텔로 향했다. 어제도 그랬지만 도로가 너무 좁아서 운전을 하는데 긴장을 하면서 가야했다... ㅎㅎ;; 그래도 중간중간 차를 댈만한 공간이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사진 찍어보기.

 

 

데이아의 흔한 오후

 

드디어 도착한 데이아. 언덕에 오밀조밀 모여있던 마을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좋아하는 색깔 투성이에 세상과 단절된 것만 같은 안락함이 있는 마을이었다. 도착했을 당시에는 체크인 시간이 아니라 발렛파킹을 맡긴 후 바로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 근처에 있는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서 스파게티와 살모레호로 점심을 해결하고 곧장 체크인을 하러 들어갔다. 

 

 

호텔의 앞뜰에서
레지덴시아의 입구에서

이제껏 알고있는 5성급 호텔은 하늘까지 솟아있는 건물에 입구에는 값비싼 차들이 즐비하게 서 있고 거대한 회전문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오늘의 이곳은 아주 평범(?)하고 안락한 가정집처럼 보였고, 편안함을 넘어 시골의 할머니댁처럼 느껴졌다. 아주 과하리만큼 친절한 환대를 받으며 건물 앞의 그늘막까지 안내를 받았다. 

 

 

웰컴드링크와 함께

그날막 아래에 한가롭게 앉아있으니 웰컴드링크를 권하는 직원. 커피와 샴페인 중에서 무엇을 마실거냐 물어봐서 우리는 당연히(?) 샴페인이라 대답했다... ㅎㅎ 햇빛은 좋고 바람은 살랑사랑,,, 끝내주는 기분과 콩닥콩닥한 기분때문인지 술이 더 빨리 취했던 것 같다. 

 

 

호텔 둘러보는중~

호텔 둘러보는 중. 그저 앞마당 가지고 있는 가정집 정도라고 생각했던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호텔은 진짜 어마어마하게 컸다. 건물 하나가 아닌 언덕을 끼고 쭉 늘어서 있는 건물들이 모두 호텔이었고, 덕분에 호텔을 둘러보는 재미도 있었다. 

 

 

스위트로 업글이요?

예약 당시에 Honeymoon을 하도 강조해서 그런지 룸 업그레이드를 받은 우리. 원래 디럭스 룸을 예약했었는데, 주니어 스위트로 업그레이드를 받았다... ㅎㅎ 덕분에 기분이 엄청나게 좋아졌었는데,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환상적인 룸 컨디션에 투숙을 환영하는 디저트와 모엣샹동까지... 심박수 수치 폭발... 

 

 

환상적인 룸 컨디션

룸 컨디션이 이렇게 좋아도되나? 정말 여기 묵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던 방의 모든 것들. 잘못 사용하면 촌스러울 수 있는 파란색이 방 곳곳에 너무 잘 섞여있었고, 분위기를 더하는 그림들은 덤이었다. 

 

 

신혼여행 분위기를 더해주던 하트꽃잎들

아직도 생각나는 침실. 침구류가 진짜 편했다. 작고 낮은 창문에서 들어오는 햇빛이 안락함을 더했다. 금방이라도 누워가지고 낮잠자고 싶었는데, 이렇게 비싼 호텔은 태어나서 처음인지라 일단 구경부터하고 즐기고 누릴 수 있는거 다 누리고....

 

 

화장실 맞나...?

호텔에서 가장 눈여겨 보는 것중의 하나가 화장실인데, 이게 화장실이 맞나 싶을정도로 대단했다. 알 카사르를 연상케하는 바닥타일과 바깥을 바라볼 수 있는 창문을 마주한 욕조, 그리고 다섯명은 족히 들어갈 것 같은 거대한 거울까지... ㅎㅎ 유럽의 귀족이 사용할 것만 같은 아주 고급스러운 화장실은 '이 호텔 돈값한다'라는 걸 실감케 했다. 

 

 

비누 선물(좌)과 레지덴시아의 어매니티 아쿠아 디 파르마(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호텔의 어매니티. 파란색과 잘 어울리는 시원한 향을 가지고 있었던 아쿠아 디 파르마였다. 백화점 매장을 지나다니며 한 번 쯤 이용해보고 싶었던 제품이었는데, 하루 묵으며 아주 실컷 사용을 했었다. 

 

 

호텔에서 우리를 위해 선물한 디저트와 과일

호텔에서 우리를 위해 선물한 달콤한 디저트와 과일들. 허니문이라는 타이틀에 손색이 없었다. 칼로리 생각할 틈이 없다..

 

 

숙소 창문에서 바라본 정원뷰

숙소에서 바라본 정원뷰. 앞의 정원뷰도 정말 완벽했다. 뭐 이런 호텔이 있냐며 감탄을 연발하는중... ㅎㅎ 세상에 살다살다 이렇게 멋진 뷰를 가진 호텔을 본적이 없다. 

 

 

주인공은 이런 뷰를 놓치지 않는다

오늘의 주인공은 주황색을 입고 있었는데, 데이아와 호텔의 분위기와 찰떡이었다. 방에서 한참동안 사진만 찍다가 주섬주섬 수영복과 기타 물건들을 챙겨서 밖을 나섰다. 방에만 있고 싶었는데 그래도 거대한 호텔의 인프라들은 모두 구경하고 싶었다.

 

 

난생처음 호텔 수영장에 오다

둘이 그렇게 여행을 다니면서 호텔에 가도 수영장에 간 적이 없었는데, 이곳은 수영장이 거의 메인인 곳이라 안 올 수가 없었다. 마요르카를 위해서 두 달 동안 힘들게 운동해 온 우리였기에 아직 덜 다듬어진 몸에 필요한 곳(?)만 노출시키는 수영복을 입고 야외 수영장엘 먼저 왔다. 

 

 

튜브 뭐야 ㅋㅋ

수영 못하는 이여사를 위해 실외수영장은 찍먹정도만 ㅎㅎ 뒤에는 돌산이 보이고 뾰족한 나무도 보이고 외국 느낌을 뿜뿜 주는 커다란 야자나무(?)도 보였다. 

 

 

실내수영장도 발가락좀 담가보고~

실외 수영장이 조금 추워지기 시작한 우리는 바로 근처에 있던 실내 수영장엘 들어왔다. 따뜻한 차와 함께 개별배스가 준비되어 있었고, 물은 생각보다 따뜻해서 수영을 하기 좋았다. 바깥에서보다 이곳에서 한참을 수영했다. 바깥이 쌀쌀했어서 그런지 우리같은 몇몇 커플들이 실내에 와서 수영을 했는데 다 한국인... ㅎㅎ

 

 

열심히 사진 찍는중 (자연건조 중)

수영을 마친 우리는 도무지 방 안에만 있을 수 없어 눅눅해진 몸을 이끌고 옷만 갈아입고 바로 밖을 나섰다. 오전에 쨍하던 햇빛은 어디가고 약간은 어두컴컴한 분위기로 바뀌었고, 약간 산 속에 위치한 전설의 마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호텔 여기저기를 구석구석 둘러보다가 헬스장이 보여서 곧장 들어갔고, 내친김에 운동까지 하고왔음 ㅋㅋㅋ

 

 

로비의 소파에서 쉬시는 중

물놀이 + 헬스장에  몸이 지칠대로 지친 이여사...피곤해질대로 피곤해진 우리는 방에가서 좀 쉬기로 했다.

 

 

낮잠자기 딱 좋은 분위기

샤워까지 말끔하게 끝낸 우리는 낮잠까지 야무지게 잤다. 저때까지는 햇빛이 쨍쨍한 대낮이었는데, 조명을 켜니 잠자기 딱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우리는 이대로 늦은 저녁까지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너무 힘들어서...)

 

 

카페 미로에서

낮잠으로 완전한 충전을 마친 우리는 준비하고 곧장 밖을 나섰다. 완벽했던 하루를 더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우리가 예약했던 El Olivo라는 레스토랑. 시간이 좀 떠서 호텔 1층에 있는 카페 미로에서 라이브 공연도 들었다. 이 분위기에 이 날씨에 이런 음악이라니...너무완벽해...

 

 

완벽했던 정원

바로 옆의 입구로 들어오니 잔잔한 음악과 함께 낮게 깔려있는 조명이 가미된 아름다운 정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위로는 나무덩굴이 깔려있고, 사방에 돌담과 꽃들이 조화롭게 있던 정원이었다. 

 

 

신부님 여기 보세요~

이런 어여쁜 배경에 가장 큰 꽃이 빠질 수 없어서 모델분을 모셔봤다. 신부님 여기 보실게요~ 

 

 

풀메이크업 + 렌즈 +  쁘띠안경

이곳은 나름 드레스코드가 있던 곳이었어서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가장 괜찮은(?) 것들로 세팅을 했다. 머리도 좀 만지고, 렌즈도 끼고, 증말 오늘을 위해 어렵게 챙겨온 쁘띠안경까지... 이여사도 여행중에는 입기 힘든 깜장 원피스를 입고 이곳에 들어왔다. 이곳은 예약이 힘들어서 다소 늦은시간(21시)에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홀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들어 차 있었다. 

 

 

메뉴 선택에는 최선을 다하는 이여사

메뉴 선택에는 항상 최선을 다하는 우리. 막 엄청 땡기는 음식이 있던 것은 아니어서 메뉴 선택에 한참을 쏟았다. 코스요리를 먹는건 늦은시간에 너무 과한 것 같아서 메인 메뉴를 개별로 시켜보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추천메뉴를 찾아보거나 한 것도 아니고 오이 말고는 딱히 가리는 것도 없었던지라, 가장 맛있는게 뭘까 정도를 한참 고민했던 것 같다. 근데 문제는... 서버가 우리한테 관심이 없는건지, 아니면 정말 바빠서 그런건지 주문 자체를 엄청 늦게 받아서 좀 짜증이 났었음... ㅋㅋ 유럽에서는 손들고 서버를 부르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해서 참느라 엄청 힘들었다...!!!

 

 

엘 올리보의 식전빵

드!디!어 서빙된 식전빵. 고소함과 더불어 같이 서빙된 올리브오일과 함께하니 맛이 일품이었다. 기다리느라 지친 우리가 서버들의 눈을 마주치기 위해서 엄청 노력을 했는데, 외국에서는 주문할 때에 손을 들거나 벨을 누르거나(당연히 벨이 없음)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그래서... 참느라 정말 힘들었다. 음식을 갖다주면서도 미안한 기색 하나 없는 서버들.. ㅎㅎ

 

 

정말 특이했던 식감의 rice

메인 메뉴중의 하나로 게살과 젤리(?)를 얹은 밥이었는데, 기억을 되새겨보자면 솥밥 느낌의 구수한 맛에 해산물 향이 그득한 거품을 입 안에 돌리는 감칠맛이 대단했다. 정말 특이하고 정말 맛있었던 메뉴중에 하나. 다시 먹고싶다.

 

 

트러플버섯이 토핑된 진득한 올리브파스타(좌), 야채에 꿀이 토핑된 오리고기

올리브 베이스의 파스타는 빠질 수 없다. 향은 좋고 면빨은 훌륭했다. 그릇이 깨진 그릇같아서 좀 어이없긴 했는데 맛있는데 뭐가 대수.. ㅋㅋ;; 그리고 메인요리중의 하나로 잘 구워진 오리고기를 주문했는데, 오리고기는 어느나라에 가나 배신이 없다. 겉바속촉의 훌륭한 식감과 함께 알 수 없는 무스로 버무려진 야채들의 조화가 좋았다.

 

방으로 돌아온 우리는 호텔에서 우리를 위해 준비해준 모엣샹동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렇게 아름답고 황홀한 하루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대단했던 오늘 ... 내일을 함부로 기대할 수 없을만큼 말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