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기 싫은 감정과 빨리 일어나고 싶은 감정이 교차했다. 조금 더 자면서 얼른 피곤함을 누그러뜨리고 싶었고, 빨리 일어나서 호텔의 곳곳을 더 누비고 싶었다. 사실 마음 속의 비중으로만 따져보면 후자가 더 우세했다. 태어나서 제일 비싼 숙소에 묵으면서 이 정도의 편안함과 안락함, 그리고 고급스러움을 언제 다시 느껴볼까 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장소에 시간이라는 가치를 매긴다는 것은 아직 내가 이 숙소에 머물 수 있을만한 여유 가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다소 과분한 숙소였고, 모든 것을 누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물론 신혼여행 특수성이 있으니 이런 숙소에 묵게 됨을 감사해야 겠지만 말이다.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장소는 같은 건물 내에 있..
아침이 대단히 마음에 들었다기보다는 재료들이 굉장히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페인은 어딜가나 오렌지쥬스가 대단히 맛있는데, 이렇게 짜릿한 신맛과 아침잠을 깨우는 달콤함이 잘 어우러지는 쥬스를 본 적이 없었다. 그 덕분인지 아침을 깨우려는 수고로움은 굳이 들이지 않아도 되었고 느긋~하게 산책까지 나갈 준비까지 했다. 너무 느긋했다고하면 거짓말이고... 사실 우리는 팔마 시내를 제대로 둘러보지 못해 초조한 상태였다. 전날 주차장을 찾는데 시간을 쓰지 않았다면 팔마 시내를 그래도 한 두시간 정도 둘러볼 수 있었을 텐데, 일정을 너무 타이트하게 짠 탓에 여행중에 있을 변수를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 그래도 자전거 타고 30분 정도 둘러보면 해변가는 돌아볼 수 있겠지 하는 마음에 근처에 있는 자전거 샵을 들렀는..
여행을 가면 아무리 늦어도 8시에는 일어나서 사부작사부작 준비를 하는데, 전날 어찌나 피곤했는지 예정된 시간에 일어나지 못했다. 자연기상(?)이라는 단어가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알람소리에 깨지 못한 대신 호텔의 담장을 너머 방 안에 들이치는 햇빛에 잠을 깼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서 1층의 식당으로 내려가니 간단한 뷔페식 조식이 마련되어 있었다. 조식은 꽤 괜찮았다. 스페인은 어떤 과일을 먹어도 평균 이상은 한다. 특히 오렌지로 만들어진 모든 것들... 호텔에서 몇 분 안되는 거리에 위치했던 트램 정류장. 오전 미사시간에 맞추어 소예르 타운 쪽에 있는 성당에 가기로 했다. 포르투 대성당에서 미사를 드리지 못했던게 못내 아쉬워 이곳에서 대신하기로 했다. 아침부터 트램 정류장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출발 시간에..
떡진 머리가 이른 아침의 정신없는 내 모습을 잘 보여준다. 우리는 신혼여행에서 가장 기대하고 고대했던 마요르카에 가기 위해 아침일찍 공항으로 향했다. 전날 호텔 스탭에게 요청했던 콜택시가 도착해 있었고, 기쁜마음으로 택시를 탔다. 세비야에서 마지막 날이라는 사실보다는 오늘 드디어 마요르카라는 사실이 더 기뻤던 것 같다. 오전 8시 55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6시 출발하는 택시를 탔다. (더 이상 비행기를 놓칠 수 없었기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우리는 공항 안에 있는 가게에서 간단한 샌드위치를 먹고 비행기를 기다렸다. 사실 수하물 분실로 악명이 높은 부엘링 항공을 예약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마요르카에 당장이라도 가고 싶어 선택지가 몇가지 없었다. 그래도 한 시간 거리 스페인 안에서 잃어버리면 그래도..
어제처럼 주변의 식당에서 제대로된 아침도 먹지 못하고 체크아웃을 했다. 실수로 숙소를 1박을 덜잡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있던 숙소에서 옮겨야 했고, 다행히 바로 앞에 위치한 다른 숙소로 옮겨갈 수 있었다. 옮긴 숙소에 부랴부랴 짐을 맡기고 론다를 가기 위해 밖을 나섰다. 쌀쌀한 아침바람을 맞으며 과달키비르 강의 산책로를 걷는 길.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흔한 산책길이라지만 150살도 더먹은 다리를 보고 걷는 기분은 한국사람들에겐 좀 낯설기만 하다. 1852년에 완공된 이사벨 2세 다리는 낮보다는 조명이 잘 뒤섞인 밤에 와야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우리의 동동걸음과 함께 햇빛이 천천히 들이치기 시작하는 모습도 장관이었다. 마치 우리가 걸음을 옮기는 만큼 이곳의 아침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어제 산 세..
우리는 아침 느즈막이 일어났다. 여행 계획을 열심히 세운만큼 하루 2만보는 기본이고 피곤함은 덤으로 얹고가는 우리의 여행에서 아침 기상만큼 순탄치 못한 것은 없었다. 습관처럼 아침8시에 눈이 떠지다가도 오늘 출근을 안해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다시 눈을 붙이고나면 한 시간은 훌쩍 가 있었다. 그래도 하루를 시작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아침식사를 빼놓을 수 없어 호텔 주변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세비야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게, 내가 가 본 도시 중에서 먹부림하기 가장 좋은 도시라서 아침식사 할 수 있는 곳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오전에 호텔 주변을 돌아다니다보니 '엘 데자유노(El desayuno)'라는 팻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직역하면 아침식사라는 뜻인데, 스페인의 식문화에서 말하는 가장..
전날 과음을 한 탓도 있겠지만, 아침에 일어나기가 정말 싫었다. 포르투갈에서의 마지막 날이라는게 너무나 아쉬웠고, 시간을 조금 더 할애하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될 정도였다. 그만큼 새로운것에 대한 기대만큼 포르투갈을 여행하며 느꼈던 만족감이 대단했던 것도 있었고, 신혼여행의 첫 여행지라는 특수성 때문인지 더더욱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짐을 열심히 챙기고 다음 여행지로 갈 준비를 했다. 준비하며 아침 대신 간단하게 먹었던 파스테이스 데 벨렘의 나타. 전날 샀음에도 불구하고 눅눅함 없이 페스츄리의 바삭함과 꾸덕꾸덕한 노른자의 식감, 그리고 달작지근한 맛은 포르투갈과의 안녕을 아름답게 하기에 충분했다. 리스본을 떠나며. 언덕에 층층이 자리잡은 건물들이 참으로 아름다운 도시였다. 예전에 이탈리아의 친퀜테레나 ..
결혼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지만, 결혼을 축하하는 메세지는 언제들어도 기분이 좋고, 마치 정말로 새로운 시작을 축하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모든 숙소를 예약하면서 Honeymoon이라는 코멘트를 꼭 넣었었는데, 저런 기분좋은 메세지카드를 주었던 숙소도 있었고, 침구류에 꽃잎으로 하트를 만들어 주거나, 달콤한 디저트를 선물해주는 숙소도 여럿 있었다. 사실 이여사에게 이런 이벤트같은 순간들을 매일매일 만들어주지 못했는데, 여기서는 매일매일이 이벤트의 연속이었다 (굳이 내가 준비하지 않아도 ㅎㅎ) 어제 폰토 파이날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마트에서 과일과 요거트, 그리고 이것저것 주워담았던 스낵과 빵으로 아침을 간단하게 때웠다. 예전에 유럽에서 돈이없어서 값싼 요거트로 끼니를 때우던 게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