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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영화

라라랜드(La La Land, 2016)

트루비옹 2016. 12. 27. 15:39

 

'코를 제외한 나의 모든 감각을 자극했던 영화'

 


 

라라랜드 중

엠마스톤이 여주인공(그웬 스테이시 역)으로 나오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결말 장면을 보던 나의 대사가 생각이 난다.

"죽지마... 제발...아... 안돼ㅠㅠ"

SF영화에서 그토록 내 감정을 싣고 결말의 혹독함에 못이겨 한동안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엠마스톤이 날 그렇게 만들었다.

 

 

엠마스톤 = 미소, 금발, 목소리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야 엠마 스톤이 여주인공인 걸 알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행복이 넘치는 미소와 반짝이는 금발, 그리고 여자치곤 약간 저음에 속하는 목소리이다. 영화 킬 빌에서 빌이 금발에 미쳐있었던 이유도 어느 정도 납득은 간다. 하얀 피부라서 그런지 금발이 유난히 돋보인다. 거기에 녹색 홍채라니.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좀 통통했었는데, 살이 좀 빠진듯 하다.

라라랜드 리뷰하려고 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거지...

 

 

Rat - tat - tat

"Rat-tat-tat of my heart

 I think I want it to stay"

 

심장박동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소한 내게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는 절대 실패할 수 없다. 다소 진부할 소재라 할지라도 상영 내내 내 마음을 두드리고 떨리게 하는 것이 음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배경음악도 '별(Star)'이라는 소재를 사용해서 신비로운 분위기까지 이끌어냈다. 우주라는 존재가 미지의 영역이기에, 환상과 꿈의 세계라는 라라랜드의 의미와 잘 결합된 것 같았다.

 

 

재즈바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단순한 사랑이야기. 피아노 반주에서 흘러나오는 시적 감각으로부터 시작된 여자의 감정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조건부 행복의 한 막이 닫히고 행복한 나날들의 연속으로 내용을 이어간다. 남자와 여자는 인생의 목표와 행복이라는 공통 분모를 위해 웃기도하고, 울기도 한다.

 

 

그들은 하늘을 나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아름다운 석양을 무대로 탭댄스를 추며 자신의 옆자리를 두고 같이 있어줄 사람을 고민하는 낭만적인 장면도 나오고, 우주의 한 공간을 헤엄치며 춤추는 남녀의 아름다운 몸짓도 나온다. 영화의 온 배경이 '꿈'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영상미가 황홀하고 아름답다.

 

 

샘플 몇 개

이토록 황홀한 배경에 취하지 않을수가 있을까

 

 

벌써 3번째 커플 연기라고

하지만 둘은 시련에 부딪힌다. 배우 지망생인 미아(엠마스톤 분)는 자신의 진면모를 알아주지 않는 사람들에 지치기도 하고 면접만 볼 적이면 눈에 띄는 자신보다 아름다운 것들(?)에 한숨만 나오곤 한다. 정통 재즈의 부흥을 꿈꾸는 세바스찬은 재즈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살아온 사람이지만 이내 이상과 현실이라는 갈림길에서 고민을 하게 되고, 결국은 현실적인 대안을 선택하고 만다.

 

 

Another day of sun

영화의 시작에서 보았던 꿈과 희망을 동경하는 목소리, 역동적이고 박력있는 움직임, 꿈을 가진 이의 열망을 칭송하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현실이 되는 세상, 라라랜드.

하지만, 현실은 매우 벅차다. 아니, 벅찬것도 모자라 고되고 힘들고 가혹하기까지 하다. 우리에게 삶의 희망을 전달하는 것 같으면서도 냉정하고 혹독한 현실을 보여주었기에 모든 내용이 내 마음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 어찌보면 영화가 감명깊었던 이유도 심리적인 이유에서일거다. 감독이, 그리고 주인공이 '나'의 인생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서.

 

 

세바스찬의 피아노 연주 중1

가지고 있던 꿈을 이룬다는 내용만으로 영화를 보는 이에게 희망을 주고 동기를 부여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개인 혹은 우리네 삶이 가지고 있는

 

"고단한 삶"

"반복되는 힘든 일상"

"끊임없는 경쟁"

 

에 지쳐버린 사람들에게 값진 메세지를 준다. 흔들리는 파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세바스찬의 피아노 연주 중2

내가 영화를 보면서 가장 좋았던 게 두 가지 있었다. 첫째로, 시간의 흐름을 계절로 나타내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방법이었는데 덕분에 1년의 시간을 단 두 시간만에 보내버린 기분이었다. 오히려 아쉬웠다고 해야겠다. 예전에 500일의 썸머에서 단순히 Day-x로 표현한 것도 상당히 신선했는데, 이번에는 겨울에서 다시 겨울로 돌아옴으로써 마치 1년이라는 시간이 정말로 간 것 처럼 느껴졌다. 내 두 시간이 간 건 아주 정직한 팩트.

둘째로, 영화에서 사용한 색감이 아주 단순했다는 점이 좋았다. 감독은 원색적인 아름다움으로 라라랜드를 채우고 싶었던 건 아닐까. 살면서 가장 원하는 것들, 이를테면 꿈꾸고, 노래하고, 사랑하는 것들 말이다. 갓 서른을 넘긴 이 감독은 태초적인 별들의 아름다움을 우리네 삶에 대입하고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원색적인 아름다움을 영화에 입혀냈기에 칭찬받을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조만간 '위플래시'를 반드시 봐야하는 분명한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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