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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첫 가족 여행.

리조트 회원권이 필요한 곳이지만, 회사 예약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좋은 기회에 다녀올 수 있었다.

어렸을 때 아버지 회사에서 제공해주던 수련원 같은 곳에 종종 따라 갔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내가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는 게, 조금은 어색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같은 느낌이다.

 

 

 

 

 

도착한 날은 비가 왔다.

첫날부터 비가 오길래 기분이 영 아니었는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시원하고 상쾌했다.

우리가 배정 받은 독채는 산속에 꽁꽁 숨겨져 있어 리셉션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리솜 포레스트'라는 것이 이해가 갈 정도로 말이다.

친절하게도, 배정받은 곳까지 골프장 카트로 데려다 준다.

 

 

 

 

짐을 풀고 좀 쉬려고 누우니 8시다.

빛과 어둠이 균형을 이루는 듯 하더니 금새 어두워져 버렸다.

산책 겸 구경할 겸 무료 카트 1회권을 사용하지 않고 걸어서 리셉션 건물까지 걸어갔다.

3층에는 '해밀'이라는 한식당이 있었는데, 가격이 헉 소리가 날 정도로 비쌌다. 하지만 차타고 나가자니 그렇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버지와 소주 한 잔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눴다. 첫날은 아무생각없이 푹 쉬었다.

 

 

 

 

둘째날 아침은 다행이 맑았다.

가을 바람이 부는 것처럼 산들산들한 바람이 산 고개를 넘어다녔고, 좀 춥다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였으니.

가족과 숙소 앞에서 단체사진 찰칵 찍고 목적이 이동.

 

 

 

 

탄금대로 왔다.

원래는 충주호에서 배를 타고 바람을 쏘일 생각이었지만, 15명 이하는 배가 안뜬다는 말에,, 근처에 탄금대로 이동했다.

여기는 산책하기 참 좋다. 어제 잠깐 왔었던 비 덕분에 축축하게 젖은 흙 냄새도 나고, 이끼에 묻은 물방울을 마시는 개미도 보인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이 없고, 적당히 오르락 내리락하는 코스가 우리 가족의 취향에 딱 맞았다.

 

 

 

 

탄금대의 하이라이트 '열두대'

임진왜란 당시 탄금대 전투를 지휘하던 신립장군이 활시위를 식히기 위해 언덕 위에서 강물까지 열두 번 오르락 내리락 했다고 전해지는 곳.

비가 온 후가 강물의 색깔은 영~ 아니었지만, 끝모르게 쭉쭉 뻗어있는 소나무와 잘 정리된 계단과 바위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봤는데, 역시나 산과 강이 같이 나와야 훨씬 멋진것 같다.

 

 

 

 

5년 전 쯤이었나...?

뉴질랜드에 가기 전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시공업체에서 일을 했던 적이 있는데,

기사님들과 원주에서 일을 하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서 들렀던 '뽕순이밥'이라는 식당이 있다.

당시에 너무 맛있게 먹었던 나머지 나중에 부모님을 꼭 모시고 와야지 하는 식당이었다.

역시, 가족 모두가 만족했던 한 끼 식사. 이곳에 오길 정말 잘했다.

 

 

 

 

우리 가족은 두 번째로 제천의 의림지를 찾았다.

의림지는 신록이 우거져 있고, 널따란 호수를 두르고 있는 산책로가 걷기에 딱 좋은 곳이다.

호수안에는 이름 모를 물고기들이 외부인의 즐거움을 더하고, 가끔 물웅덩이 언저리에서 화들짝 놀라 도망가는 오리의 모습도 보인다.

기념으로 가족 사진두 찍구.

 

 

 

 

한 번 쯤 이정도는 괜찮잖아?

오전부터 우리 가족은 '적당히 돌아다니고 숙소에서 쉬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롯데마트에서 허기를 후딱 해치울 수 있는 음식들을 사서 복귀했고, 행복 1+1의 저녁식사를 했다.

나는 지금 다이어트 중이었지만, 라면 + 햇반은 언제 먹어도 진리인 것 같다.

 

 

 

 

동생과 다시 나온 바깥 풍경.

날씨도 좋고, 바람도 좋고, 산속의 향기도 너무 좋았다.

 

 

 

 

이왕 나온거 하우스 와인도 빼 놓을 수 없지.

리셉션 건물 3층에 생각보다 괜찮은 분위기의 식당이 있었다.

무슨 와인인지 확인했어야 했는데 깜빡했다. 향이 묵직하고 콧속에 감기는 느낌이 좋았다.

분위기 탓인가? 마지막 밤은 이렇게 저물어 간다.

숙소로 돌아가니 가족 모두가 녹초가 되버려서 일찍 잠들었다.

 

 

 

 

정말 오랜만이었던 가족여행.

2박 3일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걸 생각하게 한 의미있는 날들이었다.

다음엔 외국으로 꼭 가자. 우리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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