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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랑 특별히 다를 게 없었던 도쿄의 지하철

오늘은 고대하던 자유여행의 날이었다. 비록 단기연수 프로그램에 묶여 완전하게 자유롭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성인이 되고 해외여행을 와서 맞는 첫 자유여행이기에 기대가 남달랐다. 

 

 

아침일찍 찾은 메이지신궁. 신궁의 입구인 '도리이'
입구까지 길게 들어서 있던 숲길

아침 일찍부터 찾은 메이지 신궁. 1920년 창건된 이 신궁은 역대 일본 왕을 기리는 신사로 '신사'라는 의미보다 더 높게 친다고 한다. 면적 70만 제곱미터의 인공 삼림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이 신궁에는 365종 12만 그루의 나무들이 있다고 한다. 정말 간단하기 그지없는 입구를 지나면 숲길이 길게 자리하고 있다. 걷다보면 마음이 참 차분해진다.

 

 

 

세계 대전 중 공습으로 인해 훼손이 많이 되었었는데, 일본 전역을 포함,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나무를 공수해서 나무를 심고 복원을 했다고 한다. 조금은 씁쓸한 마음을 가지고 둘러보기로... 

 

 

길게 진열된 술통들 (저땐 참 어렸다)

길게 진열된 술통들(Kazaridaru). 근처에 와인오크통도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에서야 찾아보니 프랑스와 일본의 우호관계가 풍요로워지길 기도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신사의 입구
문양이 참 수수하게 생겼다. 여기저기 보인다

 

평일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말이나 방학기간에 왔다면 얼마나 복잡했을지 대충 예상이 된다. 날씨가 더웠기에 많은 사람들이 더운 날씨와 복잡한 도시를 피해 한적한 곳을 찾았나 싶었다.

 

다녀온 이후에 인터넷으로 좀 찾아보니, 메이지 신궁은 새해 첫 날 새해 복을 기원하러 방문하는 사람들이 3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도쿄를 대표하는 새해맞이 장소이기도 하고, 12월 31일에는 한 해를 마감하는 행사를 하는 등 축제의 성지라고 한다. 

 

 

소원적고 걸기 (14년이 지난 지금도 남아 있으려나...?)

신사 입구로 들어서면 커다란 나무를 두르고 있는 수많은 목판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목판들은 남산타워의 자물쇠처럼 주~욱 늘어서 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일본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언어들이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무슨 의미인지 정확하게 해석하기는 어려웠으나, 대충 원하는 바를 적었겠거니 싶어서 우리도 500엔(5천원...) 주고 한판때기를 사서 여러명의 소원을 적어 게시를 했다. 갔다와서 검사를 한다고 했으나, 14년 째 못가고 있는 것은 안 비밀 ... 지금도 도쿄를 가고 싶다고 와이프를 조르는 중이다.

 

 

결혼식...? 

신사 중앙에 들어서니 옷을 갖춰 입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본의 전통 결혼식을 '신전식'이라고 하는데, 뭔가 의식?을 리딩하는 사람을 따라 신랑과 신부, 그리고 하객들이 길게 줄지어 가는 게 보였다. 듣기론 신랑 신부의 행렬을 보는 사람들에게도 행운이 찾아온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사진 촬영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이곳에서 신랑 신부가 결혼하면 악운을 없애고 행복을 얻어간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복궁?에서 전통혼례를 치르는 셈인가?

 

조금 더 있으니 갑자기 결혼식 사진찍는 대열로 서기 시작.. ㅋㅋ 사진촬영은 국룰인듯

 

 

나가는 길에 만났던 약수터

역시 신궁에는 빠질 수 없는 약수터. 한국과 조금 다른 점은 약수터 플라스틱(파랑/빨강) 바가지가 아니라 대나무 라는 점!

 

 

하라주쿠 역

평온하고 자연과의 힐링 그 자체였던 메이지 신궁을 뒤로하고 찾은 하라주쿠. 도쿄의 패션 1번지로 꼽히는 젊은이의 거리라고 하는데, 기대가 된다. 기념사진 촬영한다고 촌티 좀 팍팍 내본다. 

 

 

초입부터 느껴지는 힙함

초입에서 바로 보이는 롯데리아(근데 진짜 롯데리아가 왜 있지? 싶었다)가 살짝 명동거리를 생각나게 했지만, 언덕길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젊은 사람들의 열기가 후끈후끈하게 느껴졌다. 뭔가 쇼핑하기 딱 좋은 거리였지만, 저 당시에는 옷을 산다거나 기념품을 살 생각은 안했다. 구경하기 정신 없었다. 

 

 

시부야 역까지 걸어가다가 갑자기 마주친 레드불 광고걸

하라주쿠에서 실컷 시간 보내다가 시부야 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이미 한 7~8천 보는 걸었을 것 같았는데, 당시에는 젊어서 그런지 힘든 줄 몰랐던 것 같다. 

 

지나가다가 갑자기 마주친 레드불을 짊어지고 있는 광고걸을 마주한 우리. 아무리봐도 일본사람인 것 같진 않고 여행객처럼 보이는 우리에게 다가와서 일본어로 뭐라뭐라 하는데 알았다고 외치니까 갑자기 레드불을 주기 시작했다. 그래도 만난건 인연이니 사진한번 찍기. 14년이 지났는데 잘 살고 계시려나...

 

엄청나게 붐볐던 시부야거리

시부야에 도착한 우리는 회전초밥 집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시부야의 상징인 '스크램블 교차로'로 갔다. 시부야 교차로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교차로이며, 도쿄의 타임스퀘어로 불릴 정도. 

 

 

명철이형 인생샷 건짐

스크램블 교차로에 가면 사진을 찍기가 정말 힘든데, 신호등이 켜질 때마다 사람이 무슨 폭발한 것처럼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나마 2층에 있는 스타벅스(오른쪽 사진 오른쪽상단)에 올라가서 내려다 보면 잘 보인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많을 때에는 3천명이 지나간다는 이야기가 있어 사진을 찍어도 내가 어디있는지 월리를 찾아야 할 지경... 

 

복잡하긴 했으나, 밤에 오면 뭔가 도시의 힘과 열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 꼭 반드시 밤에 와봐야지 ㅠㅠ

 

 

무슨 청년드라마 같다
근처 카페에서 휴식중

시부야에서 롯폰기로 가는 길이었던 것 같다.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쉬었던 것 같다. 아마 이때쯤에는 이미 1.2만보 정도 걸었을 듯 ... 

 

 

로나 아부지

일본의 부촌 중 하나인 '롯폰기'로 이동. 롯폰기의 상징인 56층의 모리타워에 갔다. 이때만 해도 젊었던 로나 아부지 이종현 씨 (당시 25세)

 

모리타워 상징인 거미 조형물과

직관적으로 딱 보면 거미임을 알 수 있었던 거미 조형물인 '마망(MAMAN)'. 거미를 형상화 한 9m 높이의 작품으로 프랑스 조각가 루이 뷔르조가 만들었다고 한다. 거미의 알주머니 처럼 보이는 부분도 잘 형상화가 되어있다.

 

 

우리에겐 자유여행이었지만, 현지인들에게는 어제와 다를 것 없던 평일의 퇴근길

이렇게 도쿄에서의 자유여행은 마무리. 내일은 또 뭘 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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