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의 어원에 대해서는 말이 참 많다. 신혼여행(新婚旅行), 허니문(Honeymoon) 그리고 밀월(蜜月)여행. 신혼부부가 한 달 동안 꿀 술 등의 음료를 마시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신혼의 한 달이 가장 달콤한 때라는 뜻에서 유했다는 설이 있다. 혹자는 달도 차면 기운다는 속담을 신혼 생활에 비유하곤 하는데, 신혼의 한 달은 꿈처럼 달지만, 그만큼 금방 식어간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결혼식 직후에 출발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달리, 우리는 코로나 등의 여러가지 이유로 1년이나 늦게 출발을 하게 되었다. 1년 동안 많은 것들을 서로의 일상에 양보하고, 때로는 열심히 일하며 이번 신혼여행을 준비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번 여행이 무언가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고, 행복하고 ..
점심을 거하게 해결한 우리는 와이너리 투어를 위해 도우 강 건너편으로 향했다.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동루이스 다리를 건너야 했고, 도우강이 흐르는 모습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도보다리를 이용했다. 조금 무서워서 카메라를 꺼낼 엄두를 못냈어서 유감스럽게도 사진이 없다... ㅎㅎ;; 동 루이스 다리의 아랫부분은 도보와 차량이 이동하는 곳이고, 상단부는 트램과 도보가 같이 있는 다리로 구성이 되어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아래의 통행로가 보수공사중이라 보행자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통로 밖에 없었다. 다리를 건너고 안도하는 이여사. 사실 이 때 즈음에 너무 많이 걸어서 지친것도 있었고, 포르투 공항에 도착한 짐을 언제 찾으러가야 하나 초조한 것도 있었다. 그리고 날씨가 슬슬 더워지면서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둘 다..
어제 포르투에 막 도착했을 때에는 숙소를 어떻게 찾아가지라는 걱정보다 우리의 캐리어를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이 더했다. 숙소에 도착하고 백팩에만 있는 짐을 풀고 바로 저녁식사를 하러 간 탓에 숙소가 이렇게 예쁘다는 것도 몰랐다. 우리가 포르투갈에서 예약한 숙소들은 모두 에어비앤비 형식의 숙소였는데, 로컬 주민이 된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침구를 개고,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고... 숙소 바로 앞에는 포르투 대성당이 있어서 그런지 우리가 일어날 때 즈음에는 모여든 인파로 시끌시끌 했다. 어제 일류의 하루(?)를 보낸 우리는 한편으론 불편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한 채 잠에 들었었다. Baggage Claim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의 캐리어가 가능한 한 빨리 와주었으면 했..
솔직히, 난 아직도 캐리어를 들고 여행하는 게 익숙하지 않다. 사실 이제는 익숙해져야 할 나이이긴 한데, 백팩보다 훨씬 편함에도 불구하고 백팩을 선호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백팩을 메고 끙끙거리며 여행하던 시절을 추억하는 나이가 되어버린건지, 아니면 두 팔과 다리가 자유로운 여행을 선호하는건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짐을 적게 가져가는 걸 좋아해서 그러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백팩여행 하는 걸 워낙 좋아하다 보니 내 주변의 사람에게도 (피해자: 내 아내...) 백팩을 메고 가는 것을 권유(강요 아님!!)하고 있다. 근데 특이하게 백팩이 주는 뭔가 오묘한 매력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조금 더 나를 위한 선물이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도 있고... 아무튼 우리는 백팩과 캐리어를 모두 가져가기로 했고, 이 선..
늦은 신혼여행기를 올려본다. 결혼 후 1년 만에 가게 된 신혼여행. 결혼 당시에는 사람들과 바쁜 일정을 보내느라 신혼여행을 계획 할 겨를도 없었고, 갈만한 여유 자금도 충분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코로나 때문에 생긴 규제들이 점점 완화가 되기 시작했고, 유럽권 국가들은 통제를 하나 둘 씩 해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나현이와 신혼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먼저, 신혼여행지를 어디로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결혼식을 치르고 바로 출발을 했다면 하와이, 칸쿤 등과 같은 휴양지를 선택했을 법 했지만, 식을 치르고 난 지 1년이 지난 지금은 그렇게 지쳐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둘 다 휴양지를 선호하지 않는 타입인 탓에, 최종적으로는 포르투갈/스페인을 선택하게 되었다. 나는 10년 전에 스페인을 배낭여행으로 가 본 ..
어제 과음을 하지는 않았으나 하루 온종일 돌아다녔던 탓에 둘 다 피곤했는지 적당한 늦잠을 잤다. 우리가 묵었던 방은 남향의 통창이 나 있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챠르르 커튼 밖으로 옅은 아침이 들이쳤고, 그 사이로 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을 잠시 즐기고 싶었고, 아침을 너무 빠르게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제 저녁에 사 두었던 메론맛 환타로 아침을 시작해본다. 예전에 오사카에 놀라갔을 적에 고등학교 동창인 흥진이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일본 와서 뭘 먹었냐는 질문에 주저리주저리 답변 했더니 아직도 메론맛 환타를 마셔보지 않았냐고 잔소리를 들었다. 곧장 마트에 가서 메론맛 환타를 사서 마셔봤는데, 이게 왠걸... 도대체 왜 한국에 없는건지... 밖을 나서니 눈은 멈추고 타카야마의 목가적인 분위기가 가까..
이전에 후쿠오카에서 아버지와 함께 묵었떤 일본의 숙소가 생각이 났다. 한국의 여느 식당과 다르지 않게, 스탭이 밝은 얼굴로 우리를 맞아주었고, 자리를 안내받았다. 거대한 강당? 같은 곳에 다다미식 바닥이 깔려있고, 그 위에 테이블이 죽 들어서 있는 형태였다. 어제의 저녁 가이세키와 달랐던 점은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식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스탭이 우리에게 step by step으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이미 준비된 한상차림을 먹는다는 것? 정도였다. 정신없이 먹느라 음식 사진 찍은 게 너무 없다는 게 코미디지만, 간략하게 말하면 많은 종류의 음식들이 쬐끔씩 정갈하게 담겨져 있어 에게게~ 할 수 있겠으나, 종류 자체가 원체 많아서 엄청 배부르게 먹었다는 것이다. 사실 어제의 저녁식사가 소화가 잘 ..
아침은 산뜻하게 요 커피로 시작했다. 날씨는 어제보다 추웠고, 커피로 아침을 견뎌내는 직장인들에게 모닝커피는 신이 주신 선물과도 같았다. 근데 저 커피는 왜이렇게 맛있었는지... 아직도 생각이 난다. 우리는 나고야 JR패스를 한국에서 구매하지 않고 가는 바람에 역에서 역무원을 통해 direct로 구매를 시도했다. 역무원에게 '우리는 5일권을 구매하고, 오늘 첫 개시를 할 것'이라는 코멘트를 영어로 전달했으나, 영어가 서툰 역무원에게 우리의 상황과 일정을 설명하는 것의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다행인 점은 담당자가 너무너무 친절하고, 번역기를 통해 설명해 주시려는 노력이 너무나 보여서 우리가 인내할 수 있었다. 만약에 프랑스였다면 진즉에 너네 왜 프랑스어 못해?라는 한소리 들었겠지 (이것도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