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정은 왜 이렇게 일찍들 시작하는지. 5시 45분 비행기라서 그래도 일찍 일어나서 적어도 4시까지는 가는게 좋을 것 같았다. 우리는 3시 30분쯤에 일어나 준비를 했고, 적당한 시간에 숙소를 나섰다. 호텔의 로비에는 우리 말고도 공항까지 가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호텔에서 공항까지는 걸어서 5분. 아직 이른시간이라 새벽공기는 쌀쌀했지만, 그래도 가는 길이 멀지 않아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아무것도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 자꾸 뒤돌아 보게 되는 것은 당연했다.
마지막 티켓과 함께하는 Air New Zealand 비행기 탑승. 늘 느끼는 거지만 비행기 탑승은 설렘과 아쉬움을 동반한다. 오늘은 마지막날이라 그런지 아쉬움이 좀 더 우세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오클랜드까지는 그리 길지 않았다. 오클랜드에서 퀸즈타운으로 갈 때에는 1시간 30분정도 걸렸다. 너무 일찍 일어난 탓인지 자다깨다를 반복하다가 어느덧 오클랜드에 다시 입성했다.
국내선 터미널에서 국제선 터미널로 옮긴 뒤 카페에서 간단한 아침을 했다. 주문에 실수가 있었는지 Medium 사이즈 커피로 주문했는데 Large로 업그레이드 되는 행운까지.. ㅎㅎ 아무튼 크로아상과 커피는 언제나 옳다는 것을 한 번 더 느낀 아침.
오클랜드 면세점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 곳에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역시나 주류코너. 여행 내내 사고 싶었던 큐뮤리버의 샤도네이나 아타랑이의 피노는 이미 나갔는지 없었다. 그래도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친구들 위주로 검색을 하니 Te Mata나 VALLI정도를 찾을 수 있어 집어들었고, 20만원 정도를 지출했다. 막상 면세점에 들어온 건 8시 40분 쯤이었는데, 저 두개를 구매한 건 10시쯤이었으니,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모른다.
여행하며 사지 못했던 마누카 꿀도 다량의 제품으로 전시가 되어 있었다. 테카포 기념품샵에서 본 Buy5 Get1 은 없었으나, Buy3 Get1은 있었고, 우리는 총 5개의 꿀을 득했다. 물론 UMF15 이상으로 사는 것이 약용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해서 당연히 15로 득. 더불어 어르신들께 좋은 선물일 수 있는 홍합영양제도 구매했다. 이전에 Talley's에 다니며 그린홍합 손질을 지겨워질 때까지 했는데, 이제서야 내가 고객으로서 이 제품을 사게 되었네....
이밖에도 부모님께 잔잔바리로 드릴 수 있는 쿠키도 구입하니, 기내에 싣게 될 짐이 한가득이었다. 초콜렛과 영양제, 그리고 꿀과 와인을 내 가방에 넣으니 가방이 찢어질까 무서워서 조심스럽게 걸었다.
우리를 위해 준비된 항공기. 탑승을 하기 전에 Spark 데이터를 다 털어내느라 이여사와 사진도 공유하고 무사히 탑승까지 완료했다. 마지막으로 오클랜드 시내에 인사를 건네고 뉴질랜드와 안녕을 고했다.
귀국할 때를 가장 실감하는 건 착률할때가 아닌 기내식에서 한국음식을 마주할 때다. 역시나 코리안을 위한 비빔밥이 준비가 되어 있었고, 이여사는 그리운 한국음식을 마주했다. 나는 뉴질랜드의 여운을 놓고 싶지 않아서 소고기 요리를 선택했다. 너무 얼떨떨하다보니 잠도 잘 오지 않고 비행 내내 영화를 5편 정도 본 것 같다. 비행 시간은 올 때와 비슷했지만, 더 짧게만 느껴지는 건 기분탓일까... 그나저나 중간에 간식으로 준 미트파이는 이제껏 먹어본 파이중에 제일 맛있었다.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랄 정도....
귀국 후 곧장 게이트를 나와 유심을 교체하고 처가로 향했다. 마침 역에 마중을 나와주신 장인장모님이 어찌나 반갑던지.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집에가는 것은 정말 어려울 것 같았고, 그대로 처가에서 하루 자고 가기로 했다. 늦은 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장모님이 해주신 김치찌개의 맛이 너무 좋았다는 것도 오늘의 마무리를 완벽하게 했다.
이 꿈과 같은 며칠을 얼마나 오래 기억할 수 있을까. 몇 글자 안되는 블로그의 글들로 나와 이여사의 기억들을 대신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