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블로그를 운영한지 7년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2009년에 단순히 여행이 좋아서 시작했던 블로그가 하나의 취미생활이 되고, 지나온 흔적들을 기록하는 추억거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나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이야기해주고, 전달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모토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고, 생각보다 그 다짐이 꽤 오래갔습니다. 그 모토에 살을 붙여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와 유럽, 동남아 배낭여행을 경험했고 수많은 사진과 이야기들이 만들어졌습니다. 단순히 내가 했던 일들을 기억한다는 일차원적인 생각에 머물렀다면 금방 포기했을지도 모르지만,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두 가지가 좋았습니다.
첫째, 다른 사람이 나의 흔적을 쫓는 것이 좋았습니다. 포스팅을 하나, 둘 씩 해 갈 때마다 방문자 수도 늘었고, 이웃 신청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갔습니다. 포스팅에 담았던 정보들 이외의 또다른 팁을 부탁하는 사람도 있었고, 실제로 만나서 자세한 이야기좀 해달라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재미가 붙어서 그랬는지, 여러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조언도 해주고, 경험에서 나오는 충고와 여러가지 정보들을 전달했습니다. 이러한 여러가지 요인들을 자신의 역량에 대입하여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선생님들이 느끼는 보람이 이러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뿌듯함과 동시에 내가 좋은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둘째, 글 쓰는 것이 즐거워졌습니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 글 쓰는 사람들의 능력을 동경했지만, 나는 재능과 소질이 없다며 평가 절하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한밤중에 커피를 마시고 펜을 들어 글을 쓰려 하면 괜히 자신이 없어지고, 제가 쓴 글을 남들이 보는 것이 창피하게만 느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블로그를 통해 나름의 글솜씨를 보여주고, 나만의 경험을 진솔하게 이야기 해 나갈 수 있다는 게 제겐 정말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후, 2015년에 일체의 SNS와 블로그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광고성 멘트로 전락하는 스스로의 모습과, 나도 모르게 보여주기식 포스팅을 하는 모습에 환멸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담박한 이야기만 적고, 양분이 되는 글만 올려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마음의 메세지가 많았으면 하는 초심은 죽어버리고 만 것입니다. 게다가 2016년에는 취업 준비로 인해 굉장히 바쁘고 심적으로도 힘든 연도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블로그에 글을 포스팅 하면서 좋아질 하나가 더 있을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내 인생의 책'이라고 생각하기로 한 것입니다. 얼마 전에 <데미안>이라는 책을 포스팅 하면서 느꼈습니다. 내면에 잠들어 있는 '데미안'은 내가 원할 때, 그리고 원하지 않을 때에 불특정 다수의 형상을 하고 내 앞에 나타나 나를 흔들어 깨울 것이라는 걸요. 블로그가 또 하나의 '데미안'의 역할을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네이버에서 티스토리 블로그로 옮기겠다고 결심했고, 초심으로 돌아가 올바른 생각과 올바른 말투, 그리고 진심과 사실만을 담아서 포스팅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다소 진부한 내용일지라 하더라도 기억을 왜곡하지 말고, 어설프고 지루한 말투라 할지라도 이것이 나의 이야기임을 인정하고 적어가기로요. 이 곳을 방문하여 저의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이 이 점을 너그럽게 이해하여 주시고 좋은 생각과 마음의 온도, 그리고 알찬 정보들을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의 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킨을 제공하여 주신 롤랑존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