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만의 우주같은 공간에 있었던 밤을 보내고 새로운 아침을 맞은 우리. 마지막 날의 도파민을 어디서 찾을지 한참을 고민했다. 임산부라 이동이나 활동의 제약이 있다보니, 어딜 가든 출발지로부터의 거리나 그곳에서의 환경을 고려해야 했다. 게다가 짐바란은 워낙에 휴양지로 잘 알려진 곳이라 관광을 하려면 이동도 많이 해야 하고 액티비티를 통해 도파민을 충족시켜야 하는 곳이었다. 파도가 좋아 서핑을 한다거나, 택시투어를 하면서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곳인데, 우리는 솔직히 그러기는 힘들것 같았다. 여유있는 아침식사를 시작으로 체크아웃까지 느긋한 오전을 보내기로 한 우리. 그 동안 '오늘 뭐하지?'를 주제로 잠깐의 대화를 하다가, 택시를 타고 울루와뜨 사원을 가보기로 했다. 짐바란에서 워낙에 잘 알려진 명..
좋은 호텔에 오면 아침잠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항상 고민이다. 멋지고 아름다운 장면을 1분이라도 더 담아가는 게 좋을지, 아니면 이 행복하고 안락한 기분을 늑장으로 대신할지 말이다. 보통의 나라면 숙소의 좋고 나쁨에 관계없이 모두 전자였다. 여행은 쉬러 간다고들 하지만, 더 촘촘하고 세밀한 계획을 세워 보람차고 알찬 여행을 기대하던 나였다. 비율로만 따지면 부지런 10 vs. 게으름 0이었는데, 요즘은 편한 여행을 선호하게 된다.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나름 잘 쉬고 왔다는 기분좋은 기억만 남아있는 걸 보면, 쉬는 여행도 괜찮다는 관성이 생겨버린 걸까. 이런 자연스러운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인 것 같다. 에이징되고 있는 체력도 한 몫.... 이정도로 평화롭고 온화한 아침이 있었을까 싶다. 새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