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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전 (새벽에 무빙워크레일을 걸으며)

늦은 신혼여행기를 올려본다. 

결혼 후 1년 만에 가게 된 신혼여행. 결혼 당시에는 사람들과 바쁜 일정을 보내느라 신혼여행을 계획 할 겨를도 없었고, 갈만한 여유 자금도 충분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코로나 때문에 생긴 규제들이 점점 완화가 되기 시작했고, 유럽권 국가들은 통제를 하나 둘 씩 해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나현이와 신혼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먼저, 신혼여행지를 어디로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결혼식을 치르고 바로 출발을 했다면 하와이, 칸쿤 등과 같은 휴양지를 선택했을 법 했지만, 식을 치르고 난 지 1년이 지난 지금은 그렇게 지쳐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둘 다 휴양지를 선호하지 않는 타입인 탓에, 최종적으로는 포르투갈/스페인을 선택하게 되었다. 나는 10년 전에 스페인을 배낭여행으로 가 본 적이 있었고, 포르투갈은 가 본 적이 없었는데, 나현이는 둘 다 초행길이었다. 워낙에 음식도 맛있고, 그 당시에 기억도 좋았어서 다시 가는 것에 대한 큰 거부감은 없었던 것 같다. 그저 같이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3년만에 나가는 해외 여행은 아무데나 가도 기쁠 것 같았다. 

 

 

To 마드리드

한 5개월 전부터 항공권을 알아보기 위해 분주히 조사를 하였다. 먼 길이기에 가급적 직항으로 하고자 하였으나, 포르투로 가는 직항 항공편은 많지 않았다(대한항공 only). 그마저도 모두 매진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경유할 수밖에 없었는데, 많은 항공사를 알아보다가 선택한 카타르 항공. 마침 당해에 카타르 월드컵이 예정되어 있어서 9/1까지 무료 항공권 취소 프로모션 혜택이 있었고, 기분좋게 예약을 해 두었다. 

 

우리가 처음에 계획한 일정은 마드리드 → 포르투 → 리스본 → 세비야 → 론다 → 그라나다 → 마요르카 → 바르셀로나 였는데, 이전의 기억을 곰곰이 떠올려보니, 마드리드에서 그닥 많이 볼 것도 없었거니와 (둘 다 미술관이나 왕궁 등에 큰 관심이 있던 건 아니어서) 도시를 너무 여러개 넣어두면 상당히 피곤한 여행이 될 것 같았다. 뭐 프로모션도 있겠다 그냥 냅다 취소를 했는데, Cash 환불이 아닌 Voucher 환불로 선택을 잘못해서 일이 좀 꼬이게 되었다. 

 

 

1차는 리젝~ 응 저리가

결국 사서 고생하기 시작해서 이메일 보내고, 전화도 하고 온갖 똥꼬쇼를 하기 시작... 그래도 세계 탑급이라는 항공사의 명성에 걸맞게 정성껏 도와주겠지 싶어서 처음에는 고객센터 메일로 메일을 보냈으나 1차로 빠꾸 .. 

 

 

캬캬캬

알려준 글로벌 콜센터에 전화를 했는데, 갑자기 전화영어라고 생각하니 식은땀이 나기 시작... 업무에서 대부분의 일을 영어로 함에도 불구하고 전화영어는 언제나 떨리는 것.. 다행히 담당 직원이 개떡같은 내 영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주고, 친절하게 상담해 준 덕분에 환불을 서둘러 주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

 

 

오예~

무튼.. 어찌어찌 찾다보니 에어프랑스에서 예약하게 되었다. 큰 사건이나 걱정거리는 없었으나, 당시에 유럽의 항공사들은 전체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일련의 사건 이후로 에어프랑스를 다시 보게 되었다. 인천(ICN) → 샤를 드 골 (CDG) → 포르투(OPO)로 in하는 경로였다. 

 

 

가장 두근두근 이벤트였던 마요르카 vs. 바르셀로나 경기

신행 일정중에 내가 가장 기대했던 도시는 마요르카였다. 우리의 일정 중 유일하게 '휴양'에만 포커스를 맞춘 곳이기도 하고, 진짜 꼭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던 축구 경기 관람! 그것도 한국 선수들이 뛰고 있는 경기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마요르카에 있는 도중에 FC마요르카 vs. FC바르셀로나 일정이 아주 보기 좋게 스케쥴링 되어 있었다.

 

후덜덜한 티켓팅 가격(2명에 거의 50만원 나왔다)을 감내하고(감내하다 = 열심히 일을해서 돈을 벌다) 날짜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경기 일정이 바뀌어 버렸다 ㅋㅋㅋㅋ 안그래도 마요르카에서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서 스케쥴링 하는 데 너무 고통스러웠는데, 원래는 경기를 다 보고 팔마로 복귀하는 일정에서 아예 소예르로 복귀하는 것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래도 진짜 살면서 꼭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던 경기이기에 우리의 신행일정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우리 신행인지 축구경기보러 오는건지 ㅋㅋㅋ). 한 번이라도 가 봤던 도시라면 모르겠는데, 나도 마요르카는 초행길이었기 때문에 정보가 많이 없고, 거리에 대한 감각도 없거니와, 해외에서 렌트를 처음하는 경우라 경기가 끝나고의 도심의 교통 상황을 전혀 예상할 수가 없었기에 지금 생각해보면 잘 한 것 같다. 

 

 

우리의 빅 이벤트 중 하나...

우리가 가장 신경 많이 썼던 건 마요르카에서의 수영복 자태(?)... 둘 다 결혼 이후 술주정뱅이로 사느라 살이 불어나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고, PT에서 상담을 받고 나서야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두 달 정도 PT받으면서 운동하는 법도 배우고, 체지방도 열심히 줄여보기로... 당시에 운동을 하면서 정말 힘든적이 많았지만, 제대로 자세 잡고 운동하는 법도 배우고, 지금까지 써먹는 걸 보면 PT받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은 심플한게 최고다

 일정이 조금 더 간소화되었는데, 포르투 → 리스본 → 세비야 → 론다 → 마요르카 → 바르셀로나로 도시가 2개나 줄었다.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괜찮은 변경이었다. 포르투에서 2박, 리스본에서 2박, 세비야에서 3박(론다포함), 마요르카에서 4박,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 3박을 하는 일정이었다. 일정을 줄이지 않았다면 정말 피곤했을 것 같다. 

 

 

드디어...간다잇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잘 모르겠다. 여태까지 수많은 곳을 여행다녔지만, 어느 곳이던 계획한 대로 된 적이 없었고, 항상 Good/Bad 이벤트가 발생했다. 그래도 준비를 많이해서 나쁠 거 없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는데, 이번 여행도 그러길 바라야지! 두근두근... 기대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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