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아침은 길고 또 길었다. 일어나는 시간을 정하지도 않았고, 어디가서 뭘 할지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저 인터넷으로 몇 번 검색만 해보고 여기 좋은데? 여기 가볼까? 정도만 얘기했을 뿐, 몇 시에 여기 가고 몇 시에는 여기를 갈꺼야~를 복잡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의 휴가에서 절대 익숙하지 않은 '자연기상(알람을 맞추지 않고 일어나는)에 아침을 깨우고 커튼을 촤르르 걷어 숙소 바깥 풍경이 어떤지부터 살폈다. 연꽃이 피어있는 정원에 키높이 구두를 신은 야자수, 살랑이는 바람에 나부끼는 초록정원이 마음을 너무 편안하게 했다. 내가 부스럭대는 게 신경이 쓰였는지, 이여사도 얼떨결에 눈을 부비며 일어났다. 가볍게 아침 산책을 해 본다. 어제 한참 어두웠을 때 호텔에 도착해서 호텔 내부를 제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