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고대하던 자유여행의 날이었다. 비록 단기연수 프로그램에 묶여 완전하게 자유롭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성인이 되고 해외여행을 와서 맞는 첫 자유여행이기에 기대가 남달랐다. 아침 일찍부터 찾은 메이지 신궁. 1920년 창건된 이 신궁은 역대 일본 왕을 기리는 신사로 '신사'라는 의미보다 더 높게 친다고 한다. 면적 70만 제곱미터의 인공 삼림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이 신궁에는 365종 12만 그루의 나무들이 있다고 한다. 정말 간단하기 그지없는 입구를 지나면 숲길이 길게 자리하고 있다. 걷다보면 마음이 참 차분해진다. 세계 대전 중 공습으로 인해 훼손이 많이 되었었는데, 일본 전역을 포함,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나무를 공수해서 나무를 심고 복원을 했다고 한다. 조금은 씁쓸한 마음을 가지고 둘러보기로....
바라건데...(뭘?) 메이지 신궁에서 였을거다. 재미없고 고루할 것만 같은 사원을 소망과 미래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게 해 준 자그마한 나무팻말. 수많은 언어들 가운데 한국어로 쓰여진 이것을 걸어 놓는 것도 국위선양일까? 나는 무슨 소원을 적었을까. 그 시절 추억이 가득 담긴 사진첩을 뒤적여보니 '군대에 가기 전' 이라는 문구를 시작으로 아주 뜻깊은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써 놓았더라. 이미 그 소원을 이루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나무팻말에 적은 내용은 복선이 되어 나타났다. 아주 선명하게!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있는 그는 쉴 틈이 없다. 매우 바쁜것처럼 보였지만, 음식을 다루는 자세는 고요하고 차분하다. 수백개의 접시가 식당의 한쪽 끝과 한쪽 끝을 줄지어 연결하고 있었다. 기다랗게 늘어진 생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