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선들의 놀이터에 들어서다 시누와(Sinuwa)의 아침은 좀 쌀쌀했다. 와이파이와 전기 사용료가 별도인 것을 밤새도록 투덜대다가 새벽 5시 쯤에 눈을 떴다. 늘 그랬듯이 아침에는 팬 케이크 두 장과 레몬생강차로 하루를 시작했다. 트래킹을 하는 내내 꿀을 발라 먹는 팬 케이크와 레몬생강차에 유난히 집착했는데 입맛에 문제가 생겼나 싶었지만 생각해보면 신선하고 맛이 좋았다. 아침형 인간이 아닌 나는 한국에 있을 때에는 늘 늦게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했는데 아침에 마시는 차(茶)의 따뜻함을 잘 몰랐다. 뉴질랜드에서 홈스테이를 할 적에 브루스가 아침마다 홍차를 데워주곤 했는데 그 때부터 아침 차를 마시기 시작한 것 같다. 특히 오늘같이 쌀쌀한 날씨, 그리고 겨울에 마시는 아침 차 한 잔이 제일인 것 같다. 다이닝 ..
설산은 아침에 보아야 제 맛 꿈속에서 신라면을 먹다가 잠이 깨버렸다. 어제 저녁 라면을 먹을까 하다가 꾹 참았는데, 꿈에 나온 거다. 오늘만큼은 눈 덮힌 산을 보며 라면을 꼭 먹겠다고 아침부터 다짐했다. 가장 이른 아침에 일어난 나는 팬케익과 레몬생강차와 함께 하루를 시작했다. 유난히 한국사람을 좋아한다며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던 주인장 누나(?). 어제 나를 호객했던 사람인데 생각보다 호의적이고 친절해서 편했다. 영어는 서툴렀지만 음식이 맛있어서 오랫동안 있고 싶었던 곳이다. 누군가 설산은 아침에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말이 참이다. 때는 이른 아침이었지만 퇴근하시는 아버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마중을 나갔다. 태양이 서서히 빛을 더하고 산 꼭대기가 반짝이면서 아래를 밝게 비추었다. 안나푸르나 트래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