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넓은 호수로 시작한 아침은 기분이 안좋을 수 없었다. 잔잔한 바람에 호수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었고, 어제는 볼 수 없었던 에메랄드 빛의 색깔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날씨가 완전히 맑지는 않았지만, 에메랄드와 사파이어 그 사이의 아름다운 색으로 호수가 빛나고 있었다. 간단한 토스팅과 광일로 하루를 시작한 우리. 첫날 아침식사를 위해 구매했던 토스트빵들이 아직도 남았고, 잼 역시 대용량이라 절반도 먹지 못하고 남겨야 했다. 다행히 백팩커들을 위한 기부박스가 있어서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누군가를 위해 남기고 올 수 있었다... ㅎㅎ 공용 거실에서 테카포와 한 잔 사진을 남겨본다. 테카포에서 찍을 요량으로 가지고 온 노랑이 옷은 오늘 제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인가? 오늘은 기필코 선한 목자..
며칠 일정때문에 고생했으니 오늘은 좀 쉬어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 아침에 몸이 축 쳐지고 눅눅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흐린 아침이었다. 덕분에 간만에(?) 늦잠을 잤다. 하지만 체크아웃이 10시라는 함정이 있어서 그 전에 짐은 싸 두어야 했고 9시에 일어나서 부랴부랴 씻고 아침을 허겁지겁 챙겨먹었다. 엊그제 마트에서 사 둔 미트파이와 사과. 예전 외국인 노동자 시절의 그 아침을 생각나게 했다. 어제 장장 10시간이 넘는 운전을 한 덕분에 Full로 차 있던 기름이 거덜나 있었고, 오늘 기름을 채우지 않으면 글레노키와 와나카 일정은 말짱 도루묵이었다. 어차피 주유 해야할 거 여행 시작하기 전에 해버리자는 마음에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주유소에 들렀다. 뉴질랜드 초보자인 우리는 기름값을 비교할 여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