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맑았는데, 날씨가 쌀쌀했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자고나니 두통은 좀 가라앉았다. 일찌감치 예약해 둔 택시를 타고 근처에 있는 Poroy역을 왔다. 한적했다. PERURAIL을 타고 여사님들 한 컷. 아직 다들 얼굴이 붓고 컨디션이 좋지는 않다. 커피와 빵? 비슷한 간식을 줬는데, 뭔지 기억이 안나는걸 보면 그저 그랬나보다. 저기 있으면 하루종일 오줌 지려서 못 잘 것 같은데... 지나가다가 너무 눈에띄여서 찍어봤다. 양 옆, 그리고 하늘이 뚫려있어서 그런지 보는 재미가 있다. 역시 자연은 아름답고 좋다. 고도가 낮아지면서 (3,000m → 2,400m) 컨디션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 고산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몸소 체험중 ㅎㅎ 역에 도착하고 바깥바람을 쐬니 이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우리가 통제가..
매우 공개적으로 '남미 여행 갈사람!'이라는 구호를 시작으로 같이 여행갈 메이트들을 구했는데, 어쩌다보니 남자 하나에 여자 네 명이 되어버렸다. 애초에 처음부터 우리는 캐리어가 없는 여행을 할꺼야~ 라며 공고를 하고 다녔는데, 뜻하지 않게 이런 1:4의 성비로 멤버가 꾸려졌고, 출발하기까지 추가 되는 인원은 없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두의 시선은 내가 셰르파가 될 것이라는 확신의 메세지를 보내왔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는 않았다. 다들 자신의 여행과 다른 사람의 즐거운 여행을 책임지기 위해 노력해 준 덕분이었다. 여행의 처음과 끝을 내가 진두지휘해서 계획했다. 배낭여행이 익숙하지 않은 친구들을 위해 배낭 패킹 시 반드시 가져가야 할 품목들을 정리하고 전체적인 여행 최종 플랜 공유를 시작으로 여행의..
언제나, 늘 그랬듯이 나의 여행은 충동적이다. 충동적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좋은 이미지는 떠오르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충동적 여행'은 마주한 상황을 피하고 싶어 선택한 것이거나, 분노나 스트레스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지배적일 거다. 나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과 같았다. 광의로 해석하면 위에서 말한 것들이 되겠지만, 이번의 '충동적 여행'은 조금은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출발했다. 내 인생의 2막에서 받았던 스트레스와 분노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여행도 맞는 말이지만, 생애 처음으로 해외 여행을 하시는 아버지를 위한 효도관광(?)이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거니와 더 좋은 여행을 만들어 드리지 못한 아들래미의 부족함을 ..
생애 첫 부자(父子)여행 신칸센은 그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르지 않은 아침이었다. 전날 술에 절었던 나와 아버지는 일찍 일어나지 못했다. 원래는 하카타에 가서 신나게 쇼핑을 하고 근교에 들러서 메밀소바를 먹고 일본 느낌이 물씬 나는 신사에 들러 구경을 하려고 했지만(머릿속으로 구상중이었지만), 오늘은 유난히 아버지께서 힘에 부쳐하셨다. 느즈막히 준비를 하다가 10시즈음에 슬그머니 호텔을 나섰다. 아버지와 내가 선택한 첫번째 장소 고쿠라 성. 고쿠라 성을 올려다보니 문득 오사카에서 봤었던 오사카 성이 생각났다. 짙푸른(깊어서 그런가?) 해자를 조심스럽게 두르고 있던 오사카 성 주변을 자전거로 씽씽 달렸던 기억이 난다. 땡볕아래에서 단 수 낮은 자전거를 있는 힘을 다 짜내면서 굴렀고, 땀을 흘린 만..
생애 첫 부자(父子)여행 벳푸의 온천을 체험하다! 여행을 하면서 맑은 아침을 맞이할 때가 가장 기분이 좋아진다. 너무 맑아도 더워서 문제인데 바닷가 근처라서 그런지 시원시원했다. 내가 이 숙소를 선택한 이유는 바다가 보이는 온천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매력적이었는데, 식사를 하기 전 온천을 하고 나오면 정말 끝내줄 것 같았다. 한국에서 했던 것처럼, 온천에서 시원하게 땀빼고 광내고 한다음에 먹는 아침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기 때문이다. 카운터에 바로 말해서 가족탕을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나도 많은 온천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풍광이 끝내주는 온천은 처음이었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의 옥상 수영장에서 수영하던 사람 안부러웠다. 뒤로는 수평선이 보이고 약간 노락빛이 나는 유황온천에 몸을 담그..
생애 첫 부자(父子)여행 56세 여명수씨, 드디어 출국하다! 다른 기업을 준비할 때에도 합격한 이후에 뭐하지뭐하지 늘 고민했었는데,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게 가족과 여행가는 것이었다. 늘 혼자하는 여행을 선호했던 나머지, 가족 다 같이 국내 여행 간 적이 거의 없었다. 꼭 합격해서 가족 모두 비행기를 타보는 게 하나의 꿈이었는데, 이제껏 실현하지 못하고 있었다. 뭐... 여태 최종면접에서 다 탈락해서 그런거지만. 그러던 중에 상반기 결과가 좋아서 이렇게 여행을 가게 됐다. 입사 일자도 너무 일찍 잡히고, 동생 시험기간도 껴있는 바람에 가족이 다같이 가지는 못했지만, 생애 처음으로 아버지와 아들의 여행이라는 일정을 계획하게 됐다. 급하게 여행을 계획하는 바람에 비행기 값이 부담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