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날이라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던 건지 오늘도 아주 느즈막이 일어나 하루를 준비한 우리. 여행 후에 그 날 아침은 뭐먹었지? 라고 했을 때 쉬이 기억하지 못하고 사진첩 또한 비어있는 모습을 보니 이제는 여행의 관성도 효과를 다해서 집에 돌아갈 때라고 느끼고 있었다. 오늘 귀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의 일정은 딱 하나. 고딕지구 근처에 위치한 라떼 맛집에서 여유있는 모닝커피를 딱! 마시고 점심 딱! 먹고 공항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일단은 체크아웃까지 한 우리는 짐을 맡기고 오전 일정을 다녀오기로 했다. 샤를 드 골 공항행 비행기가 18:05에 예정되어 있어서 아직은 여유부릴 수 있었다. 천천히 아침 산책 겸 고딕지구로 산책을 나온 우리는 집이랑 회사에서 챙겨먹을 뚜론 등을 구매했고, 곧장 카페로 향했..
결혼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지만, 결혼을 축하하는 메세지는 언제들어도 기분이 좋고, 마치 정말로 새로운 시작을 축하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모든 숙소를 예약하면서 Honeymoon이라는 코멘트를 꼭 넣었었는데, 저런 기분좋은 메세지카드를 주었던 숙소도 있었고, 침구류에 꽃잎으로 하트를 만들어 주거나, 달콤한 디저트를 선물해주는 숙소도 여럿 있었다. 사실 이여사에게 이런 이벤트같은 순간들을 매일매일 만들어주지 못했는데, 여기서는 매일매일이 이벤트의 연속이었다 (굳이 내가 준비하지 않아도 ㅎㅎ) 어제 폰토 파이날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마트에서 과일과 요거트, 그리고 이것저것 주워담았던 스낵과 빵으로 아침을 간단하게 때웠다. 예전에 유럽에서 돈이없어서 값싼 요거트로 끼니를 때우던 게 생..
신혼여행의 어원에 대해서는 말이 참 많다. 신혼여행(新婚旅行), 허니문(Honeymoon) 그리고 밀월(蜜月)여행. 신혼부부가 한 달 동안 꿀 술 등의 음료를 마시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신혼의 한 달이 가장 달콤한 때라는 뜻에서 유했다는 설이 있다. 혹자는 달도 차면 기운다는 속담을 신혼 생활에 비유하곤 하는데, 신혼의 한 달은 꿈처럼 달지만, 그만큼 금방 식어간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결혼식 직후에 출발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달리, 우리는 코로나 등의 여러가지 이유로 1년이나 늦게 출발을 하게 되었다. 1년 동안 많은 것들을 서로의 일상에 양보하고, 때로는 열심히 일하며 이번 신혼여행을 준비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번 여행이 무언가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고, 행복하고 ..
늦은 신혼여행기를 올려본다. 결혼 후 1년 만에 가게 된 신혼여행. 결혼 당시에는 사람들과 바쁜 일정을 보내느라 신혼여행을 계획 할 겨를도 없었고, 갈만한 여유 자금도 충분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코로나 때문에 생긴 규제들이 점점 완화가 되기 시작했고, 유럽권 국가들은 통제를 하나 둘 씩 해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나현이와 신혼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먼저, 신혼여행지를 어디로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결혼식을 치르고 바로 출발을 했다면 하와이, 칸쿤 등과 같은 휴양지를 선택했을 법 했지만, 식을 치르고 난 지 1년이 지난 지금은 그렇게 지쳐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둘 다 휴양지를 선호하지 않는 타입인 탓에, 최종적으로는 포르투갈/스페인을 선택하게 되었다. 나는 10년 전에 스페인을 배낭여행으로 가 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