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S PICOS, 2016(Spain) 1. 구입처: 코스트코 광교점 2. 구매가: 25,990원 3. 구매일: 2020년 2월 13일 4. 시음일: 2020년 2월 13일 5.품종: 가르나차(Garnacha) 100% - 가르나차(Garnacha): 지난번에 EGOMEI를 리뷰했을 때 사용했었던 '템프라니오(Tempranillo)' 품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품종 중에 하나. 덥고 건조한 환경에서 자라고 늦게 익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높은 편(이거는 15%). 보통 스파이시한 캐릭터, 레드베리(특히 라즈메리나 딸기)의 향기들이 주도적이고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짐. 5. 페어링: 예감 오리지널 맛, 참 크래커 6. 본격 시음 1) 오픈 직후 (21:00) - 향기: 정말 희한하게도 ..
Tierras Moradas, 2017(Chile) 1. 구입처: 이마트 동탄점 2. 구매가: 75,000원 3. 구매일: 2020년 1월 30일 4. 시음일: 2020년 2월 10일 5.품종: 까르미네르(Carmenere) 91%, 프티 베르돗(Petit Verdot) 9% - 까르미네르(Carmenere): 프랑스에서 처음 재배된 품종이고, Carmin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강렬하며 밝고 짙은 빨강에 약간의 파란 색이 섞여 보랏빛이 도는 색상을 가르킨다. 초창기에는 보르도의 훌륭한 와인의 Main을 차지한 것은 아니었고, 블랜딩하는데 사용이 되었으나, 포도병에 취약하여 다루기 힘든 종으로 알려졌다. 칠레에 넘어오면서 메를로와 혼돈이 있었으나, 단일 품종으로서 지정되어 칠레에서 재배되기 시작되었고, 지..
EGOMEI, 2017(Spain) 1. 구입처: 이마트 동탄점 2. 구매가: 29,000원 3. 구매일: 2020년 2월 6일 4. 시음일: 2020년 2월 9일 5.품종: 템프라니오 85%, 그라시아노 15% - 템프라니오: 스페인의 대표 포도품종으로, 산도와 탄닌 모두 높지 않아서 초심자에게 접근성이 좋은 품종. 북부 리오하(Rioja)지방에서는 레드와인을 블렌딩할 때 템프라이노(Tempranillo)와 가르나차(Garnacha)를 주로 사용하는데, 감초 역할을 하는 그라시아노를 더한다고 함 - 그라시아노: 템프라니오나 그라나차에 블렌딩할 시에 주로 사용되는 품종이고, 진한 색상과 Spicy한 맛을 와인에 부여한다. 소량이지만 맡은 역할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존재감이 대단하다. 6. 본격 시음 1)..
새벽같이 일어나서 1층의 호텔 식당으로 터덜터덜 내려오니, 나보다 먼저 아침을 시작한 사람들의 진한 커피 향기가 퍼지고 있었다. 평소같았으면 늘상 아침이면 고통받는(?) 배고픔에 못이겨 접시부터 들고 음식을 둘러보았겠지만, 오늘은 커피부터 시작했다. 아침 커피는 늘 즐겁지만, 여행와서 마시는 한 잔의 커피는 뜨겁다 못해 진하다. 투어 가이드인 타냐와 로만을 만나기로 한 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았었는데, 그 시간을 온전히 커피 마시는 데 썼던 것 같다. 이전의 여행들처럼 시간이 날 때마다 글을 쓰거나 생각에 잠기거나 책을 읽는 건 아니었다. 말을 아끼고 생각을 아끼고 무언가를 채워넣을 수 있는 빈 공간들을 만들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여행을 간 것은 가을이 무르익을 때 쯤 이었던 것 같다 (9월 말..
카자흐스탄 여행은 원래 계획에 없었다. 단지 내 욕심의 무게를 확인하기 위한 배낭만 하나 챙긴 채 원래는 조지아 여행에 포커스를 맞추어 여행을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트빌리시 직항이 없었음에 한편으로 감사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가을은 꽤 괜찮았기 때문에. 2018년 9월 23일 토요일, 인천공항에서 약 7시간이 걸려서야 알마티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환전과 동시에 출구 쪽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멍청한 이방인을 찾는 하이에나들이 먹이를 기다렸다는 듯 나에게 달려들기 시작한다. 물론, 그런 수작에 넘어갈 내가 아니다. 이미 현지 가이드로부터 호텔까지의 택시비가 3,000탱게라는 걸 알고 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름 속아주겠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어서 4,000탱게를 불렀다. 그랬더..
입사 후 1년 정도가 지났다. 퇴근 후 운동을 마치고 햇빛이 힘을 다해서 생각의 저편으로 넘어가는 시간, 항상 오가는 퇴근길에 익숙한 발걸음을 뗄 적이면 갑자기 부모님 생각이 나서 자연스럽게 전화를 한다. "응" 이라는 짧은 '전화 잘 받았다'라는 대답을 들을때면 나도 모르게 하루의 변덕스러운 감정과 일하며 받았던 스트레스가 녹아내리고 요즘은 일하는 거 어렵지 않으냐,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자연스럽게 하나도 안 힘들다는 거짓말을 해버린다. 초인종은 달려있으나 달려서 맞이해 줄 사람이 없는 집 현관문을 항상, 매일, 이맘때쯤 열어야 했다. 어두컴컴한 8평 남짓 되는 방을 밝히려고 항상, 매일, 이맘때쯤 불을 켜야 하는 건 나다. 침묵에 익숙해지는 것은 싫으나 그렇다고 시끄러운 공간이 싫어 항상, 매일, ..
입사 후 첫 가족 여행. 리조트 회원권이 필요한 곳이지만, 회사 예약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좋은 기회에 다녀올 수 있었다. 어렸을 때 아버지 회사에서 제공해주던 수련원 같은 곳에 종종 따라 갔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내가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는 게, 조금은 어색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같은 느낌이다. 도착한 날은 비가 왔다. 첫날부터 비가 오길래 기분이 영 아니었는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시원하고 상쾌했다. 우리가 배정 받은 독채는 산속에 꽁꽁 숨겨져 있어 리셉션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리솜 포레스트'라는 것이 이해가 갈 정도로 말이다. 친절하게도, 배정받은 곳까지 골프장 카트로 데려다 준다. 짐을 풀고 좀 쉬려고 누우니 8시다. 빛과 어둠이 균형을 이루는 듯 하더니 금새 어두워져 ..
약속 없는 주말이 너무 좋다. 기억하고 싶은 일요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안해도 되고, 스스로에게 가기 싫은 약속장소에 대한 강요도 하지 않아서 좋다. 주말의 게으른 아침을 일찍 깨우는 수고로움도 없고, 느지막이 일어나 시계를 보고 놀랄 필요도 없다. 이토록 아름다운 한가한 주말의 아침에는 창문을 열고 지난 일주일 간 내가 살피지 못한 것들을 꼼꼼하게 바라본다. 침대 프레임에 앉은 먼지나, 조금 풀이 죽어있는 화분, 비우지 않은 쓰레기통, 가지런하지 못한 신발. 계획되거나 명령에 의해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 더 기쁘고 즐거운 일이다. 그러는 중에 주전자에 물을 한가득 담아내고, 소리가 날 때까지 푹 끓인다. 마침내 그 물을 미리 풀어 놓은 인스턴트 커피 잔에 담아내면, 커피의 진..